2020년에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슈퍼개미들의(주로 장기 투자자) 투자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어려울 것 같던 투자 이야기를 듣고 나니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같은 것에 강한 매력을 느꼈다. 나는 학창 시절에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거의 공부를 하지 않고 수업 시간에 주로 잠을 자고 하교하면 PC방에 가서 새벽 늦게까지 게임을 했던 골칫덩어리였다.
투자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나에게도 평생 나의 시간을 쏟아볼 만한 분야인 것 같았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할아버지를 따라 무등산 서석대까지 강제로 등산했다. 등산을 하면 할아버지가 시킨 대로 반강제로 큰소리로 야~~~호~~~~!!라고 소리도 쳐보고, 내려다보이는 도시들을 보며 세상의 흐름 같은 걸 알고 싶다는 건방진 상상도 해 보기도 했다.

나는 2017년부터 미국 주식을 했다. 당시 경제신문을 보며 일론 머스크라는 인물을 알게 됐다. 당시 내가 제일 좋아하던 영화 아이언맨의 모티브라고 말이다. 내 기억에 일론은 사기꾼이라는 말도 봤던 것 같다. 그리고 당시 테슬라 주식 500만 원을 구매했지만 그뒤 –50%의 하락을 맞고 무서워서 기록 차원에서 1주만 남기고 모두 팔아치웠다. 그런데 그 테슬라가 코로나를 맞이하며 10배가 껑충 뛰어있는 모습을 보고, 내가 선택했던 주식들이 모두 약세장이 시작되면서 폭락하기 시작하더니 몇 년 지나고 텐배거들이 된 모습을 보고 당시 기억을 돌이켜보며 주식에 임하는 자세(존버)를 습득했던 것 같다.
그 억울함을 몸으로 체득했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첫 투자책으로 『현명한 투자자』라는 책을 사서 느리지만 천천히 최대한 이해해 보려고 하면서 거의 6개월 만에 겨우 완독을 했다.. 어쩌면 나도 그래서 한참 코로나19 시기에 경제가 한창 얼어붙었을 때 미국 셰일 기업에 투자했고, 난생처음 2배라는 수익을 얻는 행운을 겪었다(이후에도 500%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셰일 기업에 투자하게 된 계기
지금은 M&A로 인해 상장 폐지됐지만 Callon Petroleum Company(티커: CPE)이라는 주식은 나에게 큰 수익을 줬다. 4,000만 원을 투자했는데 나에게는 정말 큰돈이었다. 워낙 부채비율이 높고 변동성이 커서 투자해 놓고 하루하루 잠을 설치게 만든 종목이었다. 결국 어디서 본 건 있어서 조금씩 익절했고, 최종적으로 200%쯤에서 엑싯했다. 이후 500%까지 올라가긴 했지만 당시의 내 그릇으로는 너무 과분한 수익이었는지 찬스를 끝까지 누리지는 못했다.
이 종목을 어떻게 투자하게 됐을까? 회고해 보면
당시 테슬라가 텐배거가 돼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고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전기차, 친환경 시대가 필요하고 4차 산업혁명이 올 것이며 전기 에너지 전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오일은 사용되지 말아야 할 에너지처럼 내러티브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나는 지구가 코로나19로 경제가 꽁꽁 얼어붙었다가 이제 다시 회복이 되려면, 지금 존재하고 있는 기존의 차, 기존의 배들이 전부 석유로 움직이는데 어떻게 안 쓸 수가 있지? 지구가 다시 활기를 찾으려면 당연히 석유, 사람으로 치면 혈액이 돌아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많은 중고차들이 전부 석유로 굴러가는데 당장 그 정도로 오일을 배척한다는 게 말이 될까? 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전기만 말하는 대중들과는 반대로 생각했다.

사실 나는 굉장히 청개구리 기질이 있다. (만 38세인 지금도 듣는 말이다..) 게임을 해도 누구나 좋아하는 사기 캐릭터는 하기 싫어했고, 꼭 남들이 안 하려고 하는 캐릭터만 골라서 했다. 어릴 때부터 남들이 좋아하는 건 나는 좋아하지 않았다. 학창 시절에도 그런 유행을 따르지 않는 촌스러운 모습 때문에 이성에게 인기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하하
나는 특별히 분석을 잘한다거나 하진 않는다. 학창 시절의 시간을 낭비한 대가로 여전히 수학은 젬병인데다가, 글을 읽는 속도가 굉장히 느린 편이라 정보를 습득하는 데 너무나 많은 시간이 들여서 항상 겉핥기, 그리고 굉장히 유아틱한(단순, 무식) 투자 아이디어로 투자했었다.
이 사건 이후 항상 뭐든 잘할 수 있는 게 없었던 내가 어쩌면 이 분야는 나에게 소질이 있는 게 아닐까 하며 나르시즘에 빠져 지금껏 독서를 하며 모든 자산을 투자에 올인하고 있고 다행히 지금까지는 600%가 넘는 누적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내가 투자를 하면서 가장 기쁜 점은, 투자를 하기 위해 처음에는 주식, 돈에 관련한 책을 보다가 보다 보니 투자로 돈을 벌려면 다양한 교양과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지금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독을 하는 것이 어느정도 습관화 됐다는 것이다. 나는 주로 『총, 균, 쇠』, 『종의 기원』, 『생각에 관한 생각』 같은 두꺼운 벽돌책을 좋아한다. 책도 유행이 있다고 생각해서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어느 시대에서나 읽혀져 왔고, 미래에도 읽힐 것 같은 시대를 관통하는 책들을 좋아한다. 물론 읽을 때는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서 처음에는 돈을 벌고자 시작했던 독서가 이제는 다양한 지식을 얻기 위해, 그리고 내가 진심으로 책을 좋아하게 됐다는 것에 가장 큰 성취감을 느낀다.
그리고 독서를 좋아하게 되면서 내 스스로에게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느낀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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